어제는 내 스물여섯번째 생일이었다. 
집을 떠나 서울에서 혼자 살면서 한 번도 가족과 함께 생일을 보낼 수가 없었는데 
생일날 아침부터 미역국이 놓인 밥상 앞에 앉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첫눈이 내릴 즈음인 내 생일,  
꼬막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맘 때 쯤이면 꼬막이 나오기 시작해서 
어릴적 생일상엔 늘 꼬막이 올라왔다. 오늘 생일상에도 꼬막무침이 있었다.  
생일날 엄마가 만드신 꼬막요리를 정말 오랜만에 먹으면서 생각했다.  
'여러가지 역할들 사이에서 나는 딸이라는 역할에 가장 소홀했구나.' 하고. 
  
그리고 생각한다. 
스물여섯의 나는 좀 더 비울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제발 버릴 것은 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좀 모자란 듯이... 섭섭은 해도 미련을 두지 하지 않는 어른이어야 하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스물여섯번째 생일에, 꼬막무침 
  
재료  꼬막 1kg, 표고버섯 3개(큰 것), 쪽파 3대, 양파 1/4개, 양배추 반 줌, 당근과 무 약간씩 
양념장, 소금, 설탕, 식초, (+취향에 따라 참기름)   
  
양념장 고춧가루 4큰술, 고추장 2큰술, 간장 1큰술,  설탕 2큰술, 올리고당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청주 1작은술, 레몬즙 2큰술, 식초 3큰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양념장... 넉넉한 양입니다.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숙성시켜두면 맛이 더 좋아요.^^ 
집집마다 신맛, 단맛 취향이 다르니 식초, 설탕의 양 조절하시구요. 
골뱅이무침도 이 양념장으로 하세요~ 
  
+ 꼬막에는 색이 진하며 골이 크고 깊은 참꼬막... 
골이 얕고 좁으며 털이 나 있는 세꼬막이 있는데, (보통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어요.) 
참꼬막을 최고로 쳐요. 맛이 더 진하고 달큰하거든요. 
참꼬막이 없어서 저희집에선 골이 얕고 좁은 세꼬막으로 만들었어요. 
참꼬막을 구할 수 있으시다면 참꼬막으로 하시고~ 
아니면 저처럼 세꼬막으로 하셔도 돼요. 세꼬막도 맛있거든요.^^ 
  
+ 꼬막 삶을 때는 너무 오래 삶지 마세요. 
한 두개 벌어지기 시작하면 바로 불에서 내려주세요. 
  
+ 저희집은 꼬막무침에 참기름 안 넣는데... 
취향에 따라 넣으실 분들은 넣으세요.  
단, 참기름을 넣을 때에는 가장 마지막 단계에 넣으셔야 해요. 
기름부터 들어가면 다른 양념이 잘 먹히질 않아요..^^ 
  
+ 꼬막 다루기 
꼬막은 살아있는 것을 골라 찬물에 넣고 손으로 바그락바그락 문질러 씻습니다. 
뻘이 다 씻어질 정도로 반복하고, 혹시라도 남아있는 뻘은 칫솔로 문질러 씻은 다음~ 
연한 소금물에 다룬 꼬막을 넣고 차갑고 어두운 곳에 두어 해감시키세요. 
  
  
  
  
  
  
   
  
꼬막은 찬물에 넣고 불에 올려 한 방향으로 저어가며 삶는다. 
한 두개 벌어지기 시작하면 바로 불을 끄고 체에 올려 물기를 뺀다.  물기 빠진 꼬막을 까고~ 
제시한 양념장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표고버섯은 불려서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짜서 준비하고...쪽파는 송송, 다른 부재료는 모두 곱게 채 썬다. 
양념장을 넣어가며 무치고(양 봐가면서 넣으세요~) 모자라는 간은 설탕, 소금, 식초로 한다.  
  
  
  
  
  
  
   
  
완성된 꼬막무침~ 새콤달콤매콤한 양념에 쫄깃 달큰한 꼬막.. 
골뱅이무침보다 열 배는 더 맛있는 꼬막무침 :) 
  
  
  
  
  
  
   
  
술안주로 먹어도 좋고.... 
예전에 벌교, 순천 쪽 여행하다 배운 방법대로 밥, 김가루를 듬뿍 넣어 비비면 별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