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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양집 비빕밥

글쓴이: 파란구름  |  날짜: 2009-09-20 조회: 17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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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웃김.ㅎㅎ->배용준도 "맛있다" 감탄… 홍합 등 넣고 끓인 탕국 별미


어려운 시기. 맛집의 기준도 좀 달라져야 하겠다.
값비싼 식재료를 동원한 부담스런 메뉴보다는 저렴하고 단출한 음식이 문턱 낮은 별미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80년 전통의 울산 '함양집' 비빔밥은 곧잘 들어맞는 메뉴이다.
비빔밥은 누구나 거부감 없는 음식인데다 가격 대비 영양만점의 패스트푸드이기 때문이다.



울산함양집 비빕밥
▲ 함양집 비빔밥 상차림

울산광역시 시청 인근에 자리한 '함양집'은 울산 최고의 비빔밥 전문 점으로 통하는 집이다.
4대째 80년 동안 대를 이으며 손맛과 정성을 함께 비벼왔다.
덕분에 이 집의 비빔밥은 토박이들 뿐만 아니라 전국구 미식가들 사이에도 제법 이름이 나 있다.
근자에 외식사업에도 진출한 배우 배용준이 맛있는 집이라며 벼르다가 올해만 두 번 씩 들렀다는 그런 집이다.
낯선 지역을 여행할 때 에 가장 무난한 음식이 무엇일까.
바로 비빔밥이다. 맛과 가격, 영양 면에서 가장 무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징 없어 보이는 비빔밥에도 분명 맛 차이가 있다.
울산 함양집의 것과 전주 비빔밥과는 또 다른 차원의 맛을 낸다.


우선 이 집의 비빔밥 맛은 촉촉하다.
쓱쓱 비벼 고봉으로 한 숟갈을 떠 넣어도 아주 부드럽게 넘어간다.
비빔밥은 자칫 나물과 야채 등 고명이 많아 비볐을 때 뻑뻑할 수 있다.
특히 돌솥비빔밥의 경우 더 그러하다.
밥, 야채, 나물 등 비빔밥 재료에 배어 있는 맛난 수분이 뜨거운 돌솥에서 증발하기 때문이다.


함양집의 식재료도 여느 비빔밥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시금치, 계란지단, 숙주나물, 생미역다짐(제철이 지나면 김가루), 고사리, 무나물 미나리,
깨소금, 참기름, 고추장, 그리고 고명으로 소고기 함박살을 얹는 게 전부다.
소고기는 울산 인근 언양, 두동에서 잡아 온 한우(암소)를 쓰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함양집 비빔밥 맛의 비결은 평범해 보이는 식재료에 있다.
우선 야채는 최고급을 쓴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급적 야들야들한 속살 부위를 사용한다.
부드러움의 비결이다.
비빔밥 맛을 좌우하기로는 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집은 안강미를 쓰는데, 윤기가 흐르고 찰지다.


놋그릇에 밥을 담고, 갖은 재료와 고명을 얹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있다.
바로 육수다.
함박살을 넣고 끓인 진한 육수를 써서 고소하고도 부드러운 비빔밥맛을 내게 한다.
공개할 수 없다는 고추 다짐 양념도 추가.


비빔밥과 함께 따라 나오는 국물은 탕국을 쓴다.
무와 두부 조갯살, 홍합살, 소고기 등을 넣고 두어 시간 푹 끓인 국물 맛이 시원하다.
특히 홍합은 제주 인근 추자도에서 물질해 딴 것을 공수해다 쓴다.


함께 곁들이는 반찬은 단출하면서도 정갈하다.
김치, 물김치, 깍두기, 창란젓갈 김치, 멸치볶음(생선 등으로 매일 바뀐다) 등을 상에 올린다.


아울러 별미 거리로는 묵채(3000원)와 파전(1만원)이 있다.
특히 여린 파만 골라 밀가루와 조갯살, 소고기, 계란, 찹쌀가루 등을 섞어 고명으로 올린 파전이 특미다.
메밀묵을 잘게 썰어 장국에 야채와 함께 담아낸 묵채는 밥이 나오기 전 식욕을 돋우기로 그만이다.
모자랄 듯 싶으면 미리 1000원을 더 쓸 요량 잡고 '곱배기'를 시키면 고봉으로 얻어먹을 수 있다.
이 집에 들어서면 벽면에 걸어 둔 역대 사장 등 4명의 얼굴 사진이 눈에 띈다.
함양집은 1대 강분남 할머니(13년 전 104세로 작고)가 80년 전 경남 함양에서 울산으로 이주해 문을 열었고,
며느리 안숙희 할머니(작고)에 이어 황화선 할머니(63), 윤 희씨(여ㆍ40)로 손맛의 계보가 이어진다.


4대 사장 윤 희씨는 함양집의 맛을 "옛 맛도 담겼지만 4대째 내려오며 보완된 맛"이라고 표현한다.
윤 사장은 대를 잇기 위해 1년 전 교사생활을 접고 식당에 합류했다.
윤 사장은 "교사는 자격 있는 분들이 하실 수 있지만 함양집 4대의 전통은 제가 아니면 이을 사람이 없다"며
"선대가 어렵게 이뤄 온 공든 탑을 그냥 허무하게 보낼 수 없어 팔을 걷어 부쳤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또 "자부심 있는 전통의 맛을 잇는 한편 최고의 맛을 전하는 게 꿈"이라고도 덧붙였다.
오전 11시~오후 10시까지 영업. 방10개. 테이블 6개. 594㎡(180평), 200명 동시 수용 가능.
◇내비게이션 입력: 울산광역시 남구 신정3동 579-4. 시청앞 (052)275-6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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