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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와인’ 아직도 싸구려로 아시나요 ?

글쓴이: 이슬  |  날짜: 2009-02-12 조회: 3188
http://board.pcclear.co.kr/cook/view.php?category=QkYTLUwwVTtNIxs%3D&num=EhhLeBM%3D&page=82   복사
유럽에서 와인 공부를 마치고 홍콩과 일본의 유명 레스토랑을 섭렵한 와인 칼럼니스트 박찬일씨. 그가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놀란 것은 ‘하우스 와인’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이었다. “한국에서 하우스 와인은 ‘와인을 모르는 무지렁이에게 바가지를 씌워서 이윤을 많이 남기는 술’ 정도로 치부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죠.” 와인 열풍을 타고 너도 나도 와인 매니어를 자처하지만 결국 소비자도 레스토랑 운영자도 하우스 와인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우스 와인’ 아직도 싸구려로 아시나요 ?
#레스토랑의 얼굴, 하우스 와인
하우스 와인은 본래 그 레스토랑에서 직접 담근 와인을 제공한다는 의미였다. 과거에는 레스토랑이 직접 와이너리를 소유하거나, 와이너리에 레스토랑의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주문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18세기 들어 도시에 현대적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외식 산업이 팽창하면서 의미는 점차 바뀌었다. 현재 하우스 와인은 고객이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한두 잔 정도 마시기 원할 때를 대비, 항상 준비해 놓는 와인을 뜻한다.

“하우스 와인은 레스토랑의 얼굴입니다. 보통 주 요리가 나오기 전에 하우스 와인을 한 모금 마시게 되는데, 이때 받는 느낌이 레스토랑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하게 되죠.”
프라자호텔 소속 신영철 소믈리에의 말이다. 와인 아카데미 WSApdp의 이인순 대표 강사도 “유럽 최고의 레스토랑들은 같은 가격대에서 비교적 품질이 좋고, 레스토랑의 음식과도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것을 하우스 와인으로 선정한다”며 “하우스 와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수준 있는 술”이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어떤 와인을 마실지 판단이 안 설 때 하우스 와인을 선택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하우스 와인의 의미를 알고 제대로 갖춰 놓은 레스토랑일 때에 한해서다.


‘하우스 와인’ 아직도 싸구려로 아시나요 ?
#요리와의 궁합, 하우스 와인 선정 기준
소속 소믈리에를 두고 있는 호텔 내 레스토랑들은 하우스 와인 선정에 신중하다. 까다로운 기준을 알기 위해 서울 시내 특급 호텔 14곳과 와인 전문가 사이에서 질 좋은 하우스 와인을 내놓는 것으로 알려진 레스토랑 4곳에 하우스 와인 선정 기준을 물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요리와의 궁합(마리아주), 대중적 선호도, 합리적인 가격,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이라고 답변했다. 예를 들어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의 ‘파크 카페’는 총 4종(화이트·레드 각 2종)의 하우스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스테이크를 비롯한 육류 메뉴·올리브 소스로 맛을 낸 파스타 메뉴·크림 소스를 이용한 파스타 메뉴 등 주문하는 음식에 따라 4종 중 적합한 와인을 권한다. 대중성은 와인 초보자나 매니어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우스 와인은 타닌이 강해서 떫은 맛이 많이 나거나, 반대로 너무 달지도 않아야 한다. 또 한 번 코르크를 연 와인은 2~3일이 지나면 손님에게 낼 수 없기 때문에 하우스 와인이 너무 고가여도 곤란하다. 14곳의 호텔 중에는 레스토랑 판매가 6만~8만원대의 와인을 사용하는 곳이 많았다. 이 경우 잔당 가격은 1만~2만원이 된다. 시중 레스토랑에서는 레스토랑 판매가 3만~5만원대 와인을 주로 이용한다. 공통점은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품질이 뛰어난 것을 고른다는 점이다. 이태원의 멀티 와인 플레이스 ‘마카로니 마켓’은 프랑스의 ‘무통카데 레드’를 하우스 와인으로 낸다. 프랑스 5대 샤토 중 하나인 ‘샤토 무통 로칠드’를 보유한 ‘바롱 필립 드 로칠드’사가 대중 라인으로 내놓은 것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와인 중 하나다.

호텔에서는 식음업장의 지배인·소믈리에 등이 한자리에 모여 몇 가지 후보를 놓고 시음과 토론을 거쳐 2~3종을 선정한다. JW 메리어트 호텔은 2008년 국가대표 소믈리에로 선발돼 2010년 세계 소믈리에 대회에 한국 대표로 최초로 참가하게 될 정하봉 수석 소믈리에를 필두로, 호텔 내 와인 전문가들이 모여 엄격한 테이스팅을 거쳐 지금의 하우스 와인(레드 3종·화이트 2종)을 선정했다. 시중 레스토랑은 전문 소믈리에가 세계적인 와인 전문 잡지와 평론가의 추천을 참조해 선정하기도 한다.

설문에 참여한 호텔과 레스토랑은 기본적으로 1년에 1~4회 정도 하우스 와인을 교체한다고 했다. 또한 특정 이벤트·프로모션 기간 동안 기존의 하우스 와인 외의 것을 제공하기도 한다.

글=송지혜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전문가 추천 이 집 이 와인
과일·바닐라 향의 조화
▶ 삼청동 ‘르 푸티 크루’
-카시제로 델 디아블로 메를로

‘와인 21 닷컴’의 최성순 대표가 추천했다. 모든 메뉴와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는 메를로 품종의 와인으로 생산국인 칠레에서 3초에 한 병씩 팔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시제로 델 디아블로’는 ‘악마의 포도주 창고’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파인애플·복숭아 등의 달콤한 과일향과 오크 숙성을 통해 생성된 바닐라·아몬드 향이 잘 어우러져 있다. 02-722-0650
한식과 어울리는 풍미
▶ 신사동 한식당 ‘개화옥’
- 폰테 알 솔레

온라인 와인 커뮤니티 ‘와인까페’ 운영자 정휘웅씨가 추천했다. 개화옥은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건강식 위주의 한식을 내놓는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와인 폰테 알 솔레는 산도가 낮은 반면 당도는 적당해 한식과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코르크를 이용하지 않는 트위스트 캡(일반 탄산음료처럼 손으로 비틀어 여는 마개) 형태라 맛과 향미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02-549-1459
와인 초보자도 OK
▶ 홍대 와인바 ‘아쑬’
- 몬테 안티코

와인 전문지 ‘와인앤시티’의 김영미 기자가 추천했다. ‘아쑬(AZUL)’은 월드뮤직 칼럼니스트 황우창씨가 운영하는 곳. 와인 초보자인 학생들이 많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대중적인 와인을 내고 있다. 몬테 안티코(이탈리아)는 맑고 투명한 적색에 부드러운 타닌과 감칠맛 나는 산도, 복합적인 향이 잘 어우러진 와인이다.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02-322-9658
그릴요리에 안성맞춤
▶ 이태원 ‘마카로니 마켓’
- 무통카데 레드

롯데백화점 와인 MD 유승현 과장이 추천했다. 정통 와인 레스토랑·부티크 바·캐주얼 레스토랑·시가룸·클럽까지 한데 모아놓은 멀티 와인 플레이스로 클럽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프랑스산 무통카데 레드를 하우스 와인으로 낸다. 풍부한 과일향이 특징이며 각종 육류를 비롯해 그릴에 구운 음식, 버섯 요리 등과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02-749-9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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