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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요? 제대로 된 가정식 파스타 |
글쓴이: 베베 | 날짜: 2009-03-27 |
조회: 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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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oard.pcclear.co.kr/cook/view.php?category=REgKL1Yq&num=EhhJeRI%3D&page=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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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프랑스식 음식점 떼레메르
그 남자는 빈티지 마니아다. 글쎄, 빈티지 마니아라는 말이 영 어색하긴 하지만 이런저런 소품과 가구, 접시와 그 밖의 물건을 고를 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짱짱한 새 물건보다는 좀 되어(?) 보이는 물건에 눈길이 가곤 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빈티지보다 앤티크에 더 관심이 쏠린다. 빈티지와 앤티크의 정확한 사전적 의미와 상관없이, 그 남자에게 빈티지란 앤티크보다는 싸되 앤티크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결국 앤티크가 좋지만 여러 궁상스러운 형편 때문에 빈티지에 만족하고 있다는 말씀이다.
오래된 음식점은 그 자체가 하나의 앤티크다. 오랜 세월을 겪은 앤티크에 사람의 손때가 켜켜이 쌓여 광택이 흐르고, 자잘한 물건 하나에도 제 나름의 역사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것처럼, 오래된 음식점에는 내어 놓는 접시 하나하나에 다 사연이 깃들어 있고 그 위에 담긴 음식들에는 지나간 세월 내내 흐트러지지 않는 고집이 보인다. 그러니 생각해 보자, 그 오래된 가게의 의자와 식탁에서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밥을 먹었을 것이며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며 또 그 지나간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기억 속에 새겨넣었을 것인지 말이다.
서래마을 ‘떼레메르’에 다녀왔다. 벌써 햇수로 7년 가까이 되었으니 음식점들의 부침이 심한 요즘치고는 상당히 오래 버티고(?) 있는 셈이다. 앤티크까지는 못 되었어도 빈티지쯤은 된 셈이다. ‘떼레메르’는 정통 프랑스식 음식점이다. 하지만 그 정통은 우리가 생각하는 어떤 격식 위주의 프랑스 요리가 아닌 프랑스 남부지방의 어느 시골집에서 볼 수 있는 정통 프랑스 남부 가정요리라는 점에서 남다르다. 이 곳은 오랫동안 프랑스에서 유학한 주인과 또 손님으로 왔다가 음식 맛과 분위기에 반해버린 또 한 명의 주인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떼레메르’에는 다른 음식점에는 반드시 있거나 있을 법한 세 가지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먼저 셰프가 없다. 음식점에 셰프가 없다니? 의아할 수도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가정요리라는 콘셉트에 맞게 두 명의 주인장이 번갈아 요리를 만드는데 그 솜씨가 셰프 수준이다. 프랑스인 셰프에게 배운 솜씨에다 두 사람 다 워낙 손맛이 좋기 때문이다. 서빙하는 사람도 없다. 손님이 오면 주인이 직접 나와 자리에 안내하고 메뉴를 소개하고 들어가서 요리를 하고 서빙까지 한다. 물론 계산도 직접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격식도 없다. 집에서 먹는데 무슨 격식을 차리랴! 좀 더 달라면 더 주고 좀 덜어달라면 덜어준다. 싸가지고 간다면 싸주기도 한다. 셰프가 없고, 서빙하는 사람이 없고 격식이 없는 ‘떼레메르’엔 대신 단골이 많다. 처음 오는 사람은 이런 분위기에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일단 한번 맛을 들이면 정말 편안한 내 집처럼 들락거리게 된다는 말씀이다. 이들은 적게는 1~2년 길게는 6년이 넘은 사람들까지 한 번 오기가 어렵지 일단 한 번 와서 분위기와 음식을 맛보면 오랫동안 식구가 된다.
대표적인 메뉴는 블루치즈파스타와 지중해식 파스타 홍합요리와 양고기 스테이크다. 그중 블루치즈파스타는 꼭 한 번쯤 먹어 볼 것을 권한다. 제대로 된 가정식 파스타가 무엇인지 그리고 중독성 있는 파스타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온갖 앤티크 소품들과 식기, 의자와 테이블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즐거운 일이고, 오래된 식기에 집에서나 먹을 수 있을 법한 음식을 담아 내오는 주인과 한참 동안 수다를 떠는 재미도 있다. 음식점이라기보다는 항상 음식이 있는 잘 아는 ‘집’과 같은 곳이다.
떼레메르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반포4동 105-301호 문의 02-599-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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