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시는 전남 보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전통적인 차 생산지다. 보성 녹차가 예쁘게 줄지어 가꾼 녹차 밭에서 수확된다면, 하동 녹차는 지리산 자락을 따라 만든 다원에서 기른 야생 녹차라는 것이 다른 점.
1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매암다원. 각 다원에서는 직접 차를 만들어보는 제다 교실과 차 문화를 배우는 차문화생태교실 등의 클래스가 열린다.
2 산골매실농장(055·883-9355) 에서는 향긋한 매화차와 함께 매실로 담근 아삭한 장아찌를 맛볼 수 있다. 농장 스테이도 가능하다.
하동에는 차를 처음 심어 가꾼 곳인 차 시배지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천년 된 차나무가 있는 도심다원, 평지 다원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매암다원 등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다원 8경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차 문화를 경험하고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예로부터 하동 사람들은 산의 군데군데에 자생하는 차 밭에서 가족들이 마실 차를 직접 따 만들었다고 한다.
이는 대부분 발효차로, 녹차는 스님들이 절에서 마시던 것이었고, 일반 사람들은 녹차를 발효시킨 차를 일상 속에서 편안한 음료로 즐겼다고. 하동시 악양에 위치한 매암다원(055·883-3500)에 가면, 이렇게 재미난 우리나라 차 이야기를 들으며 다원에서 직접 차를 마시고 차솥, 다완, 찻잔 등 삼국시대부터 고려·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발전해온 차 도구를 구경할 수 있다.
또 매실로 유명한 하동 악양의 먹점골에서는 어린 매화를 따서 말린 매화차를 맛볼 수 있다. 먹점골의 매화차는 고산지에 위치한 매화를 따다 말린 것이라 향이 짙고 깊은 맛이 나는 것이 특징. 매년 봄이면 매화축제가 열려 꽃도 보고 차도 즐기는 여행이 가능하다.
"컬리너리 투어는 음식과 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여행이에요. 먹을거리를 찾아 떠나지만, 단순히 맛집을 찾아가는 여행과는 다릅니다. 쉽게 이탈리아로 파스타를 배우러 가는 것, 반대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김치를 맛보러 오는 여행처럼 음식과 함께 그 음식의 기원과 문화를 알고, 체험하고, 느끼는 것을 포함하지요.
매달 한 번씩 우리나라 구석구석으로 컬리너리 투어를 떠나는데, 지방 곳곳을 다니다보면, 그간 모르고 먹었던 음식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신선한 제철 요리를 만나는 기쁨도 누리게 됩니다. 돌미역이 한창인 울진에 가면 고등어조림을 할 때 무 대신 미역을 넣어주는데, 미역이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한다는 것, 이런 건 현지가 아니면 듣기 어려운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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