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매서웠던 지난겨울의 추위 탓인가, 눈부시게 빛나는 햇살 속에 피어난 봄꽃이 더 향기롭게 느껴진다.
마음 설레는 계절, 식탁 위에도 봄의 향기를 담는다. 특별한 솜씨가 없어도 누구나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테이블 센터피스로 봄 식탁에 싱그러움을 더한다.
1 튤립, 봄바람에 흔들리다
튤립은 가지가 유연해서 목이 긴 꽃병에 꽂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 유연함을 활용하면 키가 낮은 꽃병에도 오히려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
사각형의 유리 볼에 마디초를 바둑판 모양으로 유리 볼 사이즈보다 조금 크게 만들어 고정한 뒤 유리 볼 위에 얹는다.
마디초 사이사이 키를 다르게 자른 튤립을 꽂기만 하면 완성. 마디초를 바둑판 모양으로 만들 때는 크로스되는 부분을 가는 철사로 연결하고 유리 볼 위에 얹을 때도 마디초가 흔들리지 않게 가는 철사로 고정한다. 튤립은 마치 봄바람에 흔들리듯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꽂는 것이 포인트.
2 작약 꽃 한 송이로 유혹하다
꽃꽂이가 처음이라면 꽃 한 송이만으로 개성 있는 연출을 시도하는 것도 좋다. 꽃은 볼륨이 풍성하고 개성 있는 모양을 선택한다.
작은 꽃이 여러 개 풍성하게 붙어 있어 마치 큼직한 꽃 한 송이 같은 느낌을 주는 열대 식물 헬레보러스를 심플한 유리 화병이나 예쁜 유리컵에 꽂는다.
또한 향이 은은하고 매혹적인 작약 꽃 한 송이를 심플한 도자기 볼에 꽂으면 동양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이때 작약의 지지대로 볼 위에 젓가락을 올려주면 특별한 감각의 오브제가 된다.
3 접시에 담은 수국으로 단아함을 즐기다
자잘한 꽃 여러 개가 모여 큼직한 송이를 이루는 수국은 한 송이만으로도 장식 효과가 뛰어나다.
수국과 비슷한 컬러의 오목한 접시를 준비해 자작하게 물을 담고 수국의 가지를 바싹 자른 뒤 접시 위에 올린다. 큼직하고 푸른 이파리 몇 장을 수국과 매치하면 더 안정감 있어 보인다. 수국은 화이트, 블루, 옐로, 핑크 등 컬러가 다양해 집에 있는 접시와 컬러를 맞춰 장식하기에도 좋다.
4 톤온톤 매치로 세련된 감각을 더하다
꽃꽂이를 할 때 욕심 부려 여러 가지 컬러의 꽃을 매치시키면 자칫 촌스럽게 보일 수 있다. 초보자라면 모양과 크기가 서로 다르고 컬러 톤이 비슷한 꽃 서너 가지를 준비하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은은하고 세련된 바이올렛 컬러의 스토크와 아네모네, 시네리아를 준비하고 스토크는 꽃의 특성을 살려 긴 유리병에 꽂고 작은 시네리아는 키가 낮은 유리병에 꽂는다.
그리고 아네모네는 가지를 짧게 잘라 스토크와 시네리아 사이사이 배치하면 톤온톤 컬러 매치가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때 둥근 유리 볼을 함께 매치해 입체감을 더하면 한결 풍성해 보인다.
5 소박한 화기로 동양의 멋을 살리다
자연의 느낌을 살린 돌이나 항아리, 한식 도자기를 활용하면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멋을 살릴 수 있다.
조약돌 모양의 화기에 놀리나(도쿠리난)를 한쪽으로 길게 늘어뜨려 볼륨감을 주고 파피오를 짧게 꽂아 마치 돌에서 식물이 자생하는 듯한 느낌을 표현했다.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난초의 라인은 한식 상차림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다.
6 봄이 건네는 화려한 인사…
봄을 맞아 식탁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면 화려한 봄꽃으로 생동감을 더해 보자.
코끝을 아찔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봄꽃 히아신스는 구근 식물이기 때문에 수경 재배도 가능해 오래 두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국적인 디자인의 유리병에 큼직한 아이비를 끈으로 둘러 붙이고 히아신스 여러 개를 묶어 유리병에 꽂는다.
그리고 가늘고 긴 이파리를 유리병 안쪽에 둘러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히아신스는 향이 짙으므로 식전 세팅에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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