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촌진흥청에서 '전통주 알리기' 일환으로 전통주 소믈리에를 선발했다. 눈 감고 마셔도 무슨 술인지 아는 고수들에게 꼼꼼하게 체크해서 좋은 술만 엄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1 문배술 _면천 두견주, 교동 법주와 함께 3대 국주(國酒)로 꼽힌다. 밀과 조, 수수만 넣은 발효주를 증류시켜 만든 전통 소주로 담백하고 맑은 맛을 낸다. 다만 40도가 넘는 독주이니 비교적 깔끔하게 넘어가도 잔 수는 조절하자. 700ml(도수 40%) 3만4000원·문배술 양조원, 031-989-9333
2 교동 법주 _조선 시대 경주 최부잣집 제사상에 올리던 술. 맏며느리가 물 좋기로 소문난 동네 우물에서 퍼올린 약수만으로 담근다는 곡주다. 밀과 찹쌀로 만든 누룩을 베 보자기에 걸러 한 달 동안 숙성시킨 덕에 깊은 맛을 낸다. 700ml(도수 16%) 3만2000원·경주 교동 법주, 054-772-2051
3 송명섭이 직접 빚은 생막걸리 _송명섭이 누구냐고? 양조장집 막내아들로 어려서부터 아버지한테 어깨너머 배운 기술로 술 담그는 장인 2세다. 직접 농사지은 쌀로만 빚고 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아 깔끔한 맛을 낸다. 시판 막걸리 맛에 길들여진 사람보다 원조 마니아 입맛에 더 잘 맞다. 900ml(도수 6%) 2만5000원(20병 단위, 택배비 포함)·태인주조장, 063-534-4018
4 송화 백일주 _전라북도 완주군 모악산 속 스님들이 머리가 아프거나 현기증이 생길 때마다 한 모금씩 마셨다는 약주. 물이 워낙 좋아서 '수왕사'(물의 왕)라는 이름이 붙은 암자의 물과 공기 좋은 산속에서 거둔 대나무잎과 산수유로 빚었다. 400ml(도수 48%) 5만8000원·송화 양조, 063-221-7047
5 면천 두견주 _이름에서 풍기는 포스가 남다르다. '두견'은 진달래를 뜻하는 단어다. 꿀 머금은 진달래로 담가 달콤한 뒷맛을 낸다. 찹쌀로 담가 몸에 좋고, 진달래 꽃잎 닮아 색깔도 예쁘니 눈도 즐겁다.
700ml(도수 19%) 1만1000원·(주)면천 두견주, 041-355-5430
6 이강주 _배로 담근 약주다. 도수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꿀을 첨가해 맛을 순화시켰고 생강을 넣어 독특한 향을 냈다. 그렇다고 생강 특유의 매운맛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치 향신료를 넣듯 최소한으로 양을 조절해 맛의 균형을 잡았다. 400ml(25%) 1만6500원·이강주, 063-212-5765
7 명작 복분자주 _흔히 남자한테 좋다고 알려진 고창 복분자를 발효시켜 만들었다. 복분자주는 대개 설탕으로 낸 듯한 인위적인 단맛이 나는데, 이 술은 그 느낌이 덜해 비교적 자연스러운 맛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375ml(도수 13%) 5000원·국순당, 02-513-8500
8 이화주 _달달하고 도수가 낮아 여자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술. 꿀이나 플레인 요구르트처럼 걸쭉해서 숟가락으로 먹어도 될 정도다. 기름진 음식 먹고 디저트 대신 한 숟갈 떠 먹는 것도 재밌다. 400ml(도수 14%) 4만2000원·국순당, 02-513-8500
9 그랑꼬또 아이스와인 _서해 대부도에서 재배한 포도로 빚은 전통 아이스와인. 단맛이 강하고 떫은맛은 거의 없어 식전주로 마셔도 괜찮다. 와인용으로 따로 재배한 품종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먹는 포도로 빚어 대중적인 맛을 낸다. 375ml(도수 10%) 4만6800원·그린영농조합, 032-886-9873
10 하얀 연꽃 생쌀 막걸리 _백련잎을 넣고 담가 마치 우유처럼 하얗다. 피부 속 노폐물을 없애준다는 연잎 성분 때문일까, 요즘 막걸리 바에 가면 여자 손님들한테 자주 추천하는 술이다. 막걸리 특유의 '배부른' 맛이 덜하고 솔솔 풍기는 연꽃향 덕에 몇 잔을 먹어도 거뜬하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koreansul.co.kr) 참고. 375ml(도수 6%) 1만원·신평양조장, 070-4105-2820
11 참살이 탁주 _인기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문근영이 '폭풍 원샷'했던 술. 전통주 장인이 품질 좋기로 유명한 이천 쌀로 빚어 몇 년 전부터 애주가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이 났는데 드라마 방영 후 찾는 사람이 늘었다. 500ml(도수 6%) 2000원·참살이 L & F, 1577-3425
12 귤 한잔 _제주 감귤과 화산 암반수로 빚은 트렌디 전통주. 오렌지 주스처럼 새콤달콤한 향이 풍겨 맛있다. 비타민 C가 제법 많아서 술치고는 그래도 몸에 좋은 편. 갓 딴 감귤처럼 신맛이 돌아서 기름진 고기나 생선과 먹으면 잘 어울린다. 330ml(도수 13%) 3300원·한백, 064-772-58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