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茶>)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제 내면과의 대화, 정신적 각성이란 차 본연의 의미를 넘어서서 건강, 트렌드를 도모하며 맛과 향까지 좋은 꽃차를 즐겨보는 것은 어떤가? 남과 다른 자신의 가치를 중시하는 여성이라면 꽃차에 눈을 돌려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꽃차>
계절의 전령사, 꽃차
꽃차는 섬세한 공정이 필요한 차다. 농약을 치지 않은 깨끗하고 싱싱한 봉오리 꽃을 이른 시간에 손으로 일일이 따서 찌고 말리는 차의 특성이 이를 잘 말해 준다. 각 계절별 꽃차는 이름만 들어도 싱그럽다. 봄의 벚꽃차, 여름의 장미차, 가을의 국화차, 겨울의 동백차가 그 계절을 알리는 대표 꽃차들이다. 특히 색이 잘 변하지 않고 향이 짙은 빨간 장미나 매화, 찔레, 연꽃 등은 꽃차로 애용되는 꽃들이다.
집에서 만드는 봄꽃차
오전 10시 이전에 꽃을 따야 최상의 향과 맛을 가진 꽃차를 만들 수 있다. 농약을 치지 않은 봉오리 꽃을 채취해야 하며, 특히 봄꽃은 크기가 작고 꽃잎이 얇으므로 엄지손가락으로 꽃봉오리를 밀듯이 살살 따야 한다. 채취 후 그늘에서 잘 말리거나 대나무 찜기를 이용해 1~2분 찐 뒤 서늘한 곳에서 바싹 말린다. 꽃차는 습기에 약하고 냄새를 잘 흡수하므로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다. 꽃차를 마실 때는 유리로 된 다기를 이용해 보자. 끓는 물을 부었을 때 하나씩 피어나는 꽃잎의 모습에 차 맛이 한결 근사해질 것이다.
꽃차의 효능과 만드는 법
봄을 알리는 그윽한 꽃, 목련은 신이(辛夷)라고도 불린다. '매운 꽃봉오리'라는 뜻과 함께 폐와 기관지, 두통, 축농증, 코막힘, 치통 치료에 효과적이다. 목련 꽃봉오리가 막 벌어지려고 할 때 채취해서 수술이나 자방 등을 떼어 낸 꽃을 꿀이나 설탕에 15 일 간 재우거나 살짝 쪄서 말린 후 따뜻한 물에 한 송이씩 띄워 차로 마시면 된다. 봄에 천지를 하얗게 물들이며 흩날리는 벚꽃도 빼놓을 수가 없다. 벚꽃차는 식중독, 기침 치료에 효과적이며 꽃이 활짝 피기 전에 채취해 물에 깨끗이 씻어, 그늘에서 일주일 간 말리거나 날것을 설탕에 재워 차를 만든다. 선비들의 아취고절 매화는 갈증 해소 및 기침과 구토 완화에 좋다. 양반댁 여인들의 벗인 도화차는 변비 치료와 피부 미용에 효과적이다. 청순한 말괄량이 찔레꽃은 그 싱싱한 향기가 불면증을 치료한다. 봄비 온 뒤 온 산을 발갛게 물들이는 진달래는 가래나 천식, 생리통, 자궁질환에 좋다. 특히 진달래의 수술에는 독성분이 있으므로 반드시 제거하고 차를 만들어야 한다. 독이 있어 약용으로만 가능한 할미꽃이나 은방울꽃 등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꽃은 대부분 꽃차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카페에서 즐기는 꽃차
최근에는 커피나 서양 음료 일색이던 카페에서 꽃차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열대의 붉은 꽃 히비스커스는 산뜻하고 약간 신맛이 매혹적인 꽃차로서 최근 대형 커피전문 브랜드에서 이 차를 많이 시판 중이다. 펜넬차는 몸이 가벼워지게 하며 각종 요리 재료로 쓰인다. 좁쌀처럼 생긴 꽃봉오리를 따뜻한 물에 넣어서 찻물이 우러나게 마시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감기약 냄새와 매우 흡사한 맛과 향을 지닌 노르스름한 보리차 색깔의 차다.
<히비스커스 꽃봉오리>
<펜넬차>
◇원기회복, 다이어트엔 ‘마테차’-최근 여성들에게 인기 상한가인 마테차는 항산화 작용을 돕는 폴리페놀 함량이 녹차에 비해 3배 이상 높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몸이 축축 처지고 힘들 때 마시면 좋다. 마테차에 함유된 마테인은 지방 흡수를 억제하고 열 발생을 촉진하기 때문에 최근 다이어트 성분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침침한 눈엔 ‘국화차’- 직장인들의 직업병 중 하나인 안구질환에 국화차가 효능 있다. 눈의 피로와 시력 저하, 충혈 되고 아픈 눈 질환을 완화시켜 주는 국화는 비타민A가 풍부해서 시력 회복에 좋기 때문이다. 또한 간의 열을 낮추고 시력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므로 시력 걱정이 있는 사람이나 직장인 및 수험생에게 제격이다.
◇기관지에 좋은 페퍼민트차’- 업무상 말을 많이 하는 상담원, 교사 등의 직업인은 페퍼민트차가 제격이다. 페퍼민트는 우리에게 익숙한 치약 향이므로 꺼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쾌하고 개운한 목 관리를 위해서라면 이 차를 꼭 들어보기 바란다. 주성분인 멘톨(Menthol)이 답답한 목을 뚫어주고 기침도 멎게 한다.
◇긴장감을 늦추는 ‘로즈마리차’- 잠이 오지 않을 때 베개 속에 넣어서 숙면을 취하면 좋다고 알려진 로즈마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차다. 흐트러진 기억력과 집중력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직장인이나 수험생에게도 적합하다. 뇌 신경자극, 혈액순환 촉진, 치매 방지, 근육 긴장을 완화시키는 효능을 지니고 있어 면접 및 시험 전 예민한 시기에 좋다. 피로회복은 물론 진정 효과까지 있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차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 우리는 그간 차가 가지는 정적인 분위기를 어렵게 여기기도 했고 그 반대편의 방향에서 각종 음료로서 갈증을 달래는 동안 카페인과 색소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경험도 했다. 이제 현대인들은 빨리빨리 변화하는 삶을 최고로 치부하지 않는다. 마음의 여정을 중시하고 자신만의 가치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남을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키는 것에 더 의미를 둔다. 그러기에 조금 더디고 느리다고 한들 그 의미가 훌륭하다면 기꺼이 시간과 열정을 바치려는 마음가짐도 되어있다.
오늘, 당신은 왜 차를 마시는가? 차는 재촉하지 않는 유일한 벗이며, 침묵으로 벌을 대신하는 선생님이다. 이제, 간편하게 즐기면서도 몸과 눈의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꽃차의 유혹에 빠져보는 것은 어떤가? 지금 산뜻한 옷을 갈아입은 정원에서 꽃차를 마시는 당신, 올해 봄은 더욱 근사하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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