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사 먹자니 식품 첨가물과 화학조미료가 걱정되고, 도시락을 싸 가자니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은 대체로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잠잘 시간도 부족한데 아침은 물론이거니와 과중한 업무로 바쁜 하루 일과 속에서 점심, 저녁에도 제대로 된 집 밥 형태의 건강식을 챙겨 먹기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자주 끼니를 거르거나 조미료가 들어간 자극적인 음식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다 보면 입맛은 점점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고 몸은 쉽게 피로해진다. 이런 현실의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한 회사들을 중심으로 직장인들의 식단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in Japan
회사 밥 먹고 날씬해진 직원들
체중계 회사 '타니타' 구내식당의 비밀 식단 우리나라 사람들만큼이나 바쁜 일본 직장인들은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편의점의 도시락이나 삼각 김밥, 식당을 가더라도 덮밥을 즐겨 먹는다. 때문에 밥, 국, 메인 요리, 반찬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 일본식 전통 식단의 요리 가짓수도 덩달아 줄고 있다.
최근 도쿄에 위치한 체중계 회사 '타니타'에서는 시간에 쫓기는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좀 더 쉽고 편하게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을 수 있도록 특별한 건강식을 제공하고 있다. 구내식당 메뉴를 깐깐하게 관리하고 조리법 역시 몇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구성한다. 그 결과,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한 직원들의 체중이 평균 2~3kg 정도 줄었고, 최대 21kg까지 감량한 직원도 있었다. 또 변비가 사라지고 피부도 좋아지는 등 적잖은 변화가 일어났다.
편식하는 직원이 없도록 채소로 구성한 한 가지 식단만 제공 가장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 중 하나인 섬유질을 보충하려면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타니타 구내식당은 이를 위해 하루에 한 가지 식단만 제공한다.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면 개개인이 원하는 음식만 골라 먹고 편식을 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즉, 육류를 좋아하는 사람도 채소를 먹을 수밖에 없도록 영양소를 골고루 구성한 식단을 제공한다. 또 채소 반찬이 없는 날에는 밥과 잘 어울리는 순무, 오이, 양배추절임 등 채소 절임을 곁들여 섬유질과 유산균을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무게 달아 밥 양을 조절해 주는 식판 다이어트 밥은 개인이 직접 덜어 먹을 수 있지만 반드시 무게를 재도록 했다. 양 조절에 실패해서 기준량보다 많이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정 칼로리를 무게로 환산하여 칼로리를 맞춘다. 한 끼 적정 칼로리인 160kcal는 대략 밥 100g 정도이니 식판에 밥을 풀 때는 되도록 100g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또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육류보다는 오메가 성분이 많고 지방이 적은 생선을 위주로 식단을 짠다.
국물 음식을 자제하고 염분 줄여 심심하게 고혈압이나 부종을 야기하는 염분은 조리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요소다. 염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주로 국물이 있는 음식이므로 되도록 국물 음식을 자제하고, 먹더라도 건더기 위주로 먹도록 권장한다. 또 맛을 낼 때 고춧가루나 후춧가루 같은 짜고 매운 양념은 피하고 자소(일본 사람들이 즐겨 먹는 들깻잎 종류의 채소), 양파, 파 등으로 매운맛을 낸다.
타니타의 삼치구이 나물무침 정식. 육류보단 생선을, 되도록이면 채소 위주의 반찬이 제공된다.
타니타의 구내식당.
밥은 개인이 직접 담되 적정 칼로리를 유지하도록 밥솥 옆에 저울을 두어 무게를 재도록 한다.
in Korea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식단
홈퍼니 SK C & C 구내식당 영양사의 특식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SK C & C는 '홈퍼니'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내 집(home)처럼 편안한 회사(company)라는 의미의 홈퍼니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구내식당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구내식당 밥은 만날 똑같다'고 여기고 회사 밖 음식을 먹는 일을 더 선호하는 직원들의 식습관을 바꿔보고자 2007년부터 전문 영양사가 집에서 먹는 특별식을 구내식당에 등장시켰다.
서리태, 흑미, 은행, 대추 등을 함께 넣고 지은 대나무통밥이나 전복삼계탕, 살짝 볶은 곤드레나물비빔밥 등 영양을 고려한 다양한 건강식이 등장하자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30~40대가 20대보다 많고 남자 직원들이 조금 더 구내식당 밥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SK C & C의 경우 20대 여성들의 까다로운 입맛까지 만족시킬 정도로 구내식당의 인기가 높다. 건강식 이외에도 준비된 메뉴가 또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샐러드 바가 바로 그것. 샐러드 바에서는 매일 신선한 채소 스틱과 샐러드, 양배추, 쌈 등이 준비되어 있다.
과학적인 저염 조리법으로 관리하는 식단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골다공증 등 여러 가지 성인병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염분의 과다 섭취다. 특히 국물 요리 염분 함량이 높다. SK C & C 구내식당에서는 식단에 들어가는 음식 메뉴의 레시피에 기재된 염분 중 60% 정도의 분량만 넣고 조리한다.
화학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밖에서 사 먹는 음식에는 자극적인 맛을 내고 짧은 순간에 사람의 미각을 사로잡기 위해 화학조미료를 듬뿍 넣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를 고려한 SK C & C 구내식당 영양사들은 모든 음식에 화학조미료를 일절 첨가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다. 조미료 대신 멸치와 다시마를 사용해 국물을 내고, 물엿이나 설탕 대신 매실액을 사용한다.
테마 식단으로 사내 호응도를 높인다 아무리 집 밥처럼 맛을 내고 몸에 좋은 식재료로 짠 식단이라 할지라도 매일 먹다 보면 질릴 수 있다. SK C & C 구내식당에서는 일정 기간 중 횟수를 정해 놓고 특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테마 건강 식단을 운영한다. 봄에는 새싹비빔밥과 봄나물로 식단을 구성하고, 기력이 떨어지기 쉬운 가을철에는 보양식으로 추어탕, 장어강정 등을 구성하는 식이다.
한쪽에 현미밥 코너를 마련해 놓고 직원들이 원하는 만큼 덜어 먹도록 했다.
영양 많은 유기농 새싹 4종류를 식당에서 직접 재배해 새싹비빔밥을 차리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샐러드 바에는 신선한 채소와 다양한 드레싱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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