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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더하고 거품은 빼고 … 요즘 미술관 옆 레스토랑 |
글쓴이: 별님 | 날짜: 2009-05-28 |
조회: 2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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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oard.pcclear.co.kr/cook/view.php?category=U0wNNEIrVD9NNA%3D%3D&num=ExtJcg%3D%3D&page=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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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레스토랑,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180도 변했다. 과거엔 우아한 갤러리에 어울리는 고급 정찬 식당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예술을 접하는 열린 공간, 문턱을 낮춘 편안한 공간이 됐다. 부담 없이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통로이자 작품을 만지고 느끼는 체험장이다. 음식도 지갑 걱정을 줄이고 즐길 만하다. 미각(味覺)과 미각(美覺)이 교차하는 문화 공간이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하이드 파크 건물도 작품, 그릇도 작품
늘 ‘백남준 아트센터 옆’이라는 설명이 따라붙지만 그것만으로는 섭섭하다. 레스토랑만 덜렁 있는 게 아니라 ‘지앤아트스페이스’라는 또 다른 예술공간 속에 있기 때문이다. 또 갤러리·아트숍·공방 등이 모인 건축물도 그 자체가 작품이다. 선유도공원을 설계한 조성룡 선생이 5년을 공들여 완성했다.
레스토랑은 작은 연못 옆에 있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하다. 전면이 통유리라 테라스에 앉지 않아도 햇살을 만끽하기 좋다. 갤러리가 아닌 곳에서도 ‘모든 것을 감상’하라는 의미다.
음식이 나오면 새로운 감상법을 즐겨볼 것. 일본 자기 명인의 작품에 수프를 담고, 국내 작가가 공방에서 구운 접시에 피자를 올린다. 해외를 돌며 각종 식기를 모아온 지종진 대표의 아이디어다. ‘그릇 작품은 음식이 담겨야 진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단품 요리도 좋지만 여러 식기가 나오는 코스 메뉴를 권할 만하다. 수프·샐러드·커피가 기본으로 나오고 올리브 마늘향 스파게티와 마르게리타 피자 중에 고르는 점심 코스(2만2000원)가 인기가 많다. 청와대 주방장 출신인 김태웅 셰프가 주방을 책임진다. 위치 경기도 용인시 상갈동 150-7 /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031-286-8584.
테이블 88-2 레스토랑이 바로 갤러리
지난해 문을 연 문화공간 ‘더 시우터(The Siuter)’에 있다. 건물 2층이 갤러리, 1층이 레스토랑으로 분리된 듯싶지만 내부 계단이 연결돼 어디서도 통한다. 레스토랑에 있다가도 슬쩍 올라가보기 좋다. 건물 밖 잔디밭은 아이들 놀이터가 되고, 야외 테이블에선 주문한 음식이 차려진다. ‘턱 낮춘 미술관’답다.
레스토랑 내부도 또 다른 갤러리다. 사방의 벽에는 한 달에 한 번 작가를 바꿔 국내 도자기 작품을 전시한다. 디자인 소품·가구도 함께 선보인다. 테이블이 여섯 개밖에 없는 이유다. 식당 한가운데 탑처럼 쌓여 있는 컬러병들은 대단한 설치작품 같지만 의외로 소박하다. 와플 세트 메뉴를 시키면 빈 병과 종이를 주고 사연을 적어 걸어두게 하는데, 손님들의 ‘타임 캡슐’을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 집에서는 400도 고온에 구운 화덕 피자를 맛볼 것. 주문과 동시에 주방이 아닌 식당홀에서 반죽을 만들고 토핑을 올리는데 화덕에 넣어 1분이면 완성된다. 크림 치즈를 넣은 고르곤졸라 피자(1만6000원)는 꿀 없이 먹어야 제맛이 나고, 한우 안심을 겉만 익혀 돌돌 말아 만든 카르파치오(1만5000원) 샐러드도 메인 요리처럼 푸짐한 게 매력이다. 위치 서울 구기동 88-2/ 오전 10시~오후 10시, 월요일 휴무 / 02-396-5133.
테이크아웃드로잉 아르코 아이디어를 싸 가세요
“옆에 있는 아르코 미술관에서 재미있는 전시를 하는데요.” 밥 먹으러 갔다가 이런 안내를 받게 될지 모른다. 외국에선 흔한 미술관 라운지의 역할이다. 막상 미술관을 가려 해도 정보가 없어 주저하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다. ‘여기 손님은 관람료가 공짜’라는 말에 솔깃해지는 손님도 많다. 테이블마다 놓인 팸플릿, 책장에 쌓인 전시 작가의 작품집도 자연스럽게 미술관에 시선이 쏠릴 장치들이다.
작품만이 아니라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 전시가 시작되기 전부터 작가들이 밥을 먹고, 기획 회의를 하며 아지트처럼 활용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관람객 중에 예약을 받아 ‘작가와의 식사’가 이뤄지기도 한다. 작가의 생각을 누구나 ‘테이크 아웃(가져가는)’하도록 돕는 것이 이곳의 존재 이유다.
손님 중엔 ‘대학로 맛집’ ‘웰빙·다이어트식’을 찾아 이곳에 오기도 한다. 이탈리아 남부의 소박한 가정식을 유기농 재료로 만든다. 꼬들꼬들한 흑미 쌀의 질감을 살린 ‘포르치니 잡곡 리조또(1만6000원)’와 고기·햄 대신 가지·마늘·치즈를 넣은 ‘치아바타 멜란자네(9000원) 샌드위치’는 최고 인기 메뉴다. 위치 서울 대학로 100번지 /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월요일 휴무 / 02-3676-1130.
벽에 걸린 그림도 살 수 있어요
아예 레스토랑을 미술관처럼 꾸민 곳도 있다. 벽면에 걸린 그림들은 인테리어용이 아닌 하나의 전시다. 마음에 들면 살 수 있는 곳도 있다. 음식과 예술의 묘한 동거다.
충정각=이름만 봐서는 동네 중국집 같지만 100년 된 유럽식 건물에 들어선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도심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게 고즈넉하다.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해 전시를 기획하고, 원하는 손님들은 작품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작품은 주로 미술계에 발을 갓 내딛는 신진 작가들의 것이다. 다소 엉뚱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것이 포인트다. 점심에는 근처 직장인이 많이 오는데, 안심 스테이크(2만원)·해물 스파게티(9000원)가 인기다. 02-313-0424.
까사보니타=현직 중학교 미술 교사가 만든 퓨전 레스토랑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작품이 바뀌며 이미 1년간 전시 예약이 끝난 상태다. 3층 빌라를 개조해 아기자기해 보이지만 50여 점이 넘는 작품이 구석구석 걸린다. 테이블마다 작가와 작품 안내문을 두는 세심함을 드러내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국물이 많은 ‘스파이시 스위밍 시푸드 파스타(1만9000원)와 바게트에 버섯·올리브·치즈를 올려 구운 타틴(1만원대)을 추천할 만하다. 02-517-2678.
지노 프란체스카티 이대점=아늑한 조명 아래 걸린 유화·동판화들이 앤티크한 의자·가구 벽지와 조화를 이룬다. 김민수 대표가 외국을 돌아다니며 대학생 때부터 하나씩 모은 진품들이다. 소장한 600여 점 중 레스토랑에는 40여 점 정도가 걸린다. 이곳에서는 프렌치 퓨전이 가미된 이탈리안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꽃게 비스크 파스타(2만2000원), 등심 스테이크(3만4000원)가 대표 메뉴다. 삼성동에도 지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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