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달걀 하나, 소금 조금, 물.
밀가루는 250그램을 산처럼 쌓아 한가운데를 화산 분화구처럼 만든다. 여기에 달걀을 깨뜨려 얹고 소금을 조금 넣어 포크로 저어줍니다.
저어주다가 물을 조금 넣어 손으로 쳐대요. 쳐댄 반죽을 조금씩 떼어 내어 평평한 바닥에 놓고 밀어요.
전 나무 밀대가 있었는데 찾으니까 부엌 어느 구석에 쳐박혔는지 안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급한대로 버릴려고 놔둔 얇상항 병을 썼는데 웬걸요? 나무 밀대보다 훨씬 더 잘 밀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이 녀석을 제 송식 밀대로 명명하기로 했답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저희 부엌 작업대가 평평하지 않아 큰 나무 도마를 놓고 그 위에 반죽을 아주 조금씩 떼다가 밀었어요.

밀대로 반죽 밀면서 밀가루를 조금씩 첨가해 주셔야 달라붙지가 않는데요, 밀가루를 너무 많이 넣으시면 나중에 물에 데치실때 떡이 될수가 있어요. 그러니 욕심내지 마시고 조금씩 필요할때만 첨가해 주시는 거에요. 민 반죽은 오른쪽 그릇에 보이는 것처럼 개어놓는데 갤때 한쪽 방향으로 개지 않고 좌우 S자처럼 개어요.
이 반죽을 소금을 첨가한 끓는물에 넣고 익히는데, 익히는 시간은 반죽 두께에 따라 다르겠죠. 전 한 3분 정도만 삶았어요. 밀가루가 피자나 빵을 쓸때 쓰는 중력분이 아닌 케#51084용 박력분이라 너무 익히면 다 조각조각 찢어져 버리니 유의해야 하구요.
익힌 반죽을 찬물에 담궈놓습니다.

라자냐용 네모틀 밑바닥을 베샤멜과 섞은 라구로 살짝 덮어줘요. 베샤멜은요, 시중에서도 사실수 있고 집에서도 직접 만들 수 있는데요, 버터 50그램 정도를 넙적한 팬에 넣고 약한불에 녹여 여기 밀가루를 체에 쳐서 내리며 몽우리가 풀어지도록 잘 저어줘요.색이 살짝 갈색을 의면 여기 우유를 붓고 걸죽하게 될때까지 계속 저어주면 완성이에요. 이건 제가 어릴적 엄마한테서 제일 처음 배운 "요리" 중 하나에요. 아마 엄마한테서 직접 전수받은 거라곤 이게 유일한거 같네요. 그땐 엄마가 이게 바로 서양식 수프라고 가르쳐 주셨는데, 이걸 수프처럼 떠먹는데 느끼해서 몇 술 못 뜨겠더라구요. 역쉬 근데 이건 수프가 아니라 소스였답니다. ^^ 이 베샤멜 소스에다가 소금, 후추, 호두 가루분을 첨가해 주셔도 돼요. 참. 버터는 저염버터 말고 가염버터를 쓰시는게 좋아요.

익힌 밀가루 반죽을 위에 깔아주는데요, 시중에 나와있는 정형화된 모양이 아니라 터지고 찢어지고 할거에요. 걱정마시고 찢어진 곳은 퍼즐 맞추기식으로 짜집기 해주시면 돼요. 어차피 위에 또 sugo 깔아주면 안보이거든요. sugo를 깔다보니 아차! 양이 적다는게 보이더라구요..고기양도 적었고 채소도 안넣다보니 양이 홀쭉.
그래서 최대한으로 아껴서 깔 수 밖에 없었어요.

이렇게 익힌 반죽과 수고를 번갈아가며 깔아줍니다. 원래는 저 틀 목까지 차오르도록 해야할텐데 재료가 부족해서 다 못 채웠네요.
맨 마지막층엔 특히 수고를 넉넉히 깔아주고 모짜렐라도 송송 썰어 올려주면 좋은데, 전날 모짜렐라마저 먹어치운지라...모짜렐라 대신 베샤멜을 좀 오버해서 덮어줬어요. 그래야 다 구워져 나왔을때 부실 수고의 흔적이 덜 남지 않을까 싶어서요. ㅎㅎㅎ

미리 175도씨로 가열한 오븐에 넣고 15분간 익히다가 온도를 220도씨로 올리고 5분 더 익혀요. 완성된 라자냐 입니다.
보통은 베샤멜과 수고를 같이 섞지 않고 베샤멜 먼저 깔고 그 위에 수고를 올리고 하는데 전 둘을 처음부터 섞어서 올리는게 더 맛있더라구요.
부실 라자냐이긴 하지만 맛은 흠~ 괜찮았답니다.
다음엔 더 정통으로, 더 이쁘게 만들어 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