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식량의 역사는 인류가 최초의 전쟁을 시작하던 순간과 함께 한다. 조선시대 병사들의 전투식량은 인절미였고, 육포나 염장고기, 말린 과일과 딱딱한 건빵까지 다양한 문화권에서 각종 전투식량이 존재해 왔다. 수천 년이 흘러도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는 중이라, 이제 우리가 먹는 전투식량은 옛날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고 다양해졌다.
집에서 하루 세 끼 밥으로 먹기에는 좀 부족한 듯해도, 야외 활동이나 백패킹 때는 잘 차려먹는 한 끼 식사 부럽지 않은 요즘 전투식량, 몇 종류 모아 한 번 먹어봤다.
김치비빔밥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김치비빔밥을 모르고 있을 리 없다. 자매품으로 잡채비빔밥이 있었지만, 그건 지금 생각해봐도 영 아니었다. 정식 군용제품이 아닌지라 양도 줄었고 건더기도 작지만 맛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맛다시비빔밥
군인들의 밥 도둑 맛다시와 함께 비벼먹는 맛다시비빔밥이다. 입맛이 없을 때 억지로라도 먹어야 했다면 언제나 맛다시를 찾았다.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짜장비빔밥
짜장비빔밥의 새카만 비주얼은 별 기대를 불러일으키지 않지만, 맛은 의외로 괜찮다. 짜장라면에 밥 비벼먹는 맛이다. 딱 그 맛이다.
카레비빔밥
군대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조금은 퓨전(?)느낌의 전투식량이다. 가루분말을 잘 섞어서 뜨거운 물을 붓고 나면, 카레향이 조금 나고 카레 맛도 조금 난다.
더:온 카레밥2000년대 후반부터 전방에 보급되기 시작한 즉각취식형 전투식량의 사제 모델이다. 발열팩이 들어있어 간편하지만 맛은 일반
레토르트 3분 요리와 큰 차이는 없다. 군용처럼
파운드케이크가 없는 건 아쉽지만, 사실 파운드케이크는 군대 있을 때도 잘 안 먹었던지라 별 상관은 없다.
Tip건조 전투식량은 조리방법에 따라 뜨거운 물을 선까지 붓고 10분간 기다렸다 먹으면 분명, 쌀이 씹히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웬만하면 물도 넉넉히 붓고 5분 정도 더 기다리기를 추천한다. 발열전투식량은 뒤에 적힌 사용방법만 제대로 따라하면 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악스럽게 곽을 뜯고 내용물을 끄집어내는 불상사는 하지 않기로 한다.
글 김재형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genests@outdoo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