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음식.
외국가면 가장 많이 생각 나는 음식이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비슷하겐 김치와 된장찌개 정도 일까요?
전 김치와 된장찌개보다 쌀밥이(쌀밥을 계속 못 먹었을 때),
그리고 양념치킨이 생각 나더군요.
치킨이라기 보다 양념통닭이라 해야 할까요?
예전의 통닭은 참 맛이 좋았어요.
시장 통닭도 맛이 좋았고, 그때 유명했던 멕시칸이나 처가집, 페리카나 치킨의
양념통닭은 가히 예술이었죠.
한마리 8천원에서 9천원 했던 것 같아요.
양념통닭 한마리 주문하면 작은 상자에 볼록하게 치킨이 나올 정도로 담고
땅콩 부스러기 조금 뿌린 후 뚜껑을 닫아 노란 고무줄 하나로 고정 시켰죠.
그땐 최대한 빨리 양념 통닭을 먹고 싶은 마음에 배달을 시키지 않고
직접 사러 가곤 했어요. 한 손에 묵직한 통닭 봉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 올 때면
봉지에서 솔솔 흘러 나오는 양념통닭의 달큰하고 기름지고 새콤한 냄새 때문에
빨리 먹고 싶어 거의 뛰다시피 집으로 가곤 했어요.
그러다 못 참으면 덩어리가 아닌 튀김 부스러기 같은 조각을 몰래 입 안에 넣고 우물거리기도 했구요.
그때의 양념통닭 맛은 제 혀에, 미뢰의 돌기 하나하나에,
뇌속의 주름 사이에 깊게, 아주 깊게 각인 되어 있어요.
요즘 사 먹는 어떤 치킨도 그런 맛이 나지 않아 항상 그리움에 휩싸여 있죠.
물가가 많이 올랐는지 양계농장의 시스템이 바뀌었는지
닭맛은 심심하기 짝이 없고, 양념의 맛 또한 옛날 맛은 어디에도,
심지어 아직 남아 있는 옛날 그 프랜차이즈의 닭집들에서도 나지 않더군요.
앞으로 평생 그리워 할 맛이 아닐까 싶어요.
그 맛을 그리워 하며 예전에 만들어 본 양념 치킨을 소개합니다.

[양념치킨 만드는 법]
<재료>
닭 1마리, 우유 약간, 청주 등의 술 약간, 소금, 후추 약간, 녹말 가루 약간
양념치킨 소스: 다진 마늘 1큰술, 버터 1큰술, 케찹 4큰술, 딸기쨈 2큰술, 설탕 1큰술,
물엿 2큰술, 고추장 2큰술, 통깨 2작은술, 간장 1큰술, 물 1/4컵

<만드는 법>
1. 닭은 손질 후 잘라 우유에 20분 가량 담궈 둔 뒤 물에 헹궈줍니다. 그리고 술과 소금, 후추에 밑간 해 두세요.
2. 물기를 제거하고 녹말에 버무려 탁탁! 털고 200도 기름에 2번 노릇하게 튀겨주거나
200도 오븐에서 30분 구워주세요.(붙을 수 있으니 바닥 팬에만 오일을 살짝 바르고, 굽기 전 물 스프레이를 닭 위로 몇 번 뿌려줍니다.)
3. 버터에 마늘을 향이 날 때 까지 살짝만 볶다 나머지 재료 모두를 넣고 바글바글 끓여주세요.

4. 구운 닭을 양념치킨 소스에 넣고 잘 버무리면 완성!
Tip. 양념치킨 소스의 레시피는 정석이 없으니 본인의 취향에 맞게 조절하면 됩니다.
딸기쨈 대신 포도쨈을 넣어도 좋구요.
[One Line Recipe 한 줄 레시피]
닭을 구운 후 조린 양념치킨 소스에 버무리면 완성!
더 많은 레시피는 검색창에 "미상유"를 치세요.
http://misangu.kr

간단하게 완성 된 양념통닭입니다.
양념치킨이 아닌 통닭이죠.
이번 소스는 약간 옛날 맛의 소스라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어릴 땐 가슴살을 무척 좋아 했어요.
다리보다 훨씬 맛있는게 가슴살이었죠.
특히 퍽퍽한 가슴살을 양념통닭 소스에 잔뜩 버무려
밥 위에 올려 먹는 맛은 가히 최고의 음식이라 부를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허벅다리살이 가장 맛이 좋아 그 살에 소스를 듬뿍 묻혀
먹곤 하지만요.

구운 치킨은 생각보다 간단히 집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오븐만 있다면 말이죠.
간단하고 쉽게 구운 치킨을 만들 동안 소스를 가볍게 만들어 주고,
서로 버무리기만 하면 되니, 이 정도면 배달 시킬 일은 없겠죠?
(라고 이야기를 하나 튀긴 닭의 매력 때문에 전 가끔 시켜 먹기도 해요.)
얌냠.
오늘은 즐거운 일요일.
양념에 버무려진 닭 허벅지살 하나 뜯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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