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34살 때 수습사원으로 일하고 있을 무렵,
연수때 전~혀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던 30살 짜리 여자동기가
갑자기 종이컵 차를 같이 마시자고 하면서 이런 제의를 하더군요.
"언니, 이제는 하나 포기하는 것 아시죠?
모 대기업 다니는 사촌 오빠(당시 33살)가 있는데 키가 162cm정도 되요.
키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저를 보면 얼마나 작은 줄 아시겠죠? 키 빼놓고는 정말 다 좋아요."
바로 거절은 못하고 내가 나이가 많아서 상대편이 싫어할지 모른다고 하니까
자신도 180cm짜리 남자를 포기했다면서 방방 뜨면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에이~~, 둘이 잘 되는 것 아냐? 나 팔찌(주선료) 받는 것 아냐?"
;;;. 그래서 거절은 끝내 못하고 주선인이 서로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는데
그 사촌오빠(소개팅 상대남)으로부터 문자가 왔는데 소개팅 날 우삼겹을 먹자고 하더군요.
그런데 내가 소고기는 못 먹는다고 해서 만나서 메뉴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소개팅 날 만났습니다.
정말 키가 크면 164정도 될 것 같았고 얼굴은 그냥 까무잡잡하고 두상은 좀 편편한 것 같기도 하더군요.
만난지 5분도 안 돼서 앚을 자리에 가는 도중 이렇게 물더군요.
"수습이 뭐던가요? ---- 내 해석 : 정규직인가요? 비정규직 인가요?
그리고 첫 장소로 피자집에 갔는데 내가 피자를 시키자니까 피자는 밥이 안되다면서
스파게티를 시키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정말 엄친아(?)답게 화학 음료수를 먹으면 살이 찌는 것을 염려해서인지 음료수 하나 권하지를 않고 그냥 스파게티만 먹고 있는 도중에 내가 이렇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나: "내가 어렸을 때는 25살만 되도 엄청 나이들었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상대남: (도중에 말을 끊고)"나이는 별로 안 많아 보이는데, (이어서 내 나이가 많다라는 걸 말하려는 듯이 보였음)"
나: 아니 내 말은 20대 초중반!
상대남 : (울화가 치민다는 듯이) 나이 듣고 깜짝 놀랐네. 연하를 만나면 부담을 느끼고,
연상을 만나면 안정을 느껴야지!
당황해서 키를 지적할까 하다가 그말은 차마 못하고
나는 이제까지 연상은 사겨본적이 없고 연하나 동갑만 사귀어봤다는 말을 했는데
실언이었던 것 같네요..
정말 각자 계산하고 집에 갈까 하다가 상대편이 계산할 데까지 기다렸다가
커피숍에 가서 내가 계산을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저의 오판이었던 것 같네요.
나에게 묻더군요.
상대남 : 사촌동생이 나에 대해서 무슨 말을 했나요?
나 : 그냥 착하다고 했는데요.(딱히 할 말 없었음)
상대남: (깜짝 놀라는 표정....)
나 : (별로 할말이 없어서) 지금 대리(직함)세요?
상대남 : 네.
나: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아~ 그러세요!
상대남:(또 깜짝 놀라는 표정...) ..(왤까?)
이렇게 헤어졌는데 집에 와서 하루 지나고 생각하니까 너무 기분이 안좋은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 키가 162cm정도 된다는 말 들었을때 나도 깜짝 놀랐어요.
나이 들어서 너무 고고한 것 같고 너무 외모를 따지는 것 같아서 거절 못했던 것 뿐입니다.
(이하 나의 페미님즘(?)이론)
오해 풀고 좋은 인연 만나세요!"
또 하나 정말 화가 났던것이 주선인이라는 사람이 동네방네
특히 남자들을 대상으로 내 욕을 하고 다니는 것을 느꼈던 것입니다.
자기 기준에 안 맞는 여자가 나와서 자기한테 굽실거리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이 옳다면,
자기 기준에 안 맞는 남자한테 그런말을 듣는 여자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나이로 여자 하등품 취급하는 것이 남자의 특권이니까 나이는 제외한다고 하고,
여자가 남자의 직업,또는 재산가지고 그 비슷한 말을 한다면 남자들 반응이 어떨까요?
나도 키가 작고(그래도 남자키로 환산하면 그보다는 클 듯~),
정말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키가지고 그런 말 하기 싫었습니다.
이건 벌써 몇 년 지난 이이기이지만,
이제 그 직장을 떠났기에 맘이 좀 편해져서 지금이라도 한 번 써봅니다. |